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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설이 좋은 요양원이면 부모님을 안심하고 맡길 수 있다고 생각하셨나요? 저도 그렇게 믿었습니다. 그런데 직접 겪어보니 시설 좋은 곳일수록 오히려 더 빨리 퇴소 통보를 받았습니다. 저희 어머니 이야기입니다.
장기요양등급과 요양원 입소의 현실
일반적으로 장기요양등급을 받으면 요양원 비용 걱정은 크게 없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실제로 숫자만 보면 맞는 말입니다. 장기요양보험이란 노인성 질환이나 노령으로 일상 생활이 어려운 분들에게 신체 활동 및 가사 지원 서비스를 제공하는 사회보험 제도입니다. 2등급 판정을 받으면 월 요양원 비용의 약 85%를 건강보험공단이 부담하고, 본인 부담금은 40만 원 안팎에 식비 등 비급여 항목 10만 원 정도를 더한 수준이 됩니다(출처: 국민건강보험공단).
문제는 돈이 아니었습니다. 저희 어머니는 처음에 시에서 운영하는 요양원에 입소하셨습니다. 그때는 인지 기능이 비교적 온전하셨는데, 시간이 지나면서 치매가 심해지고 폭력적인 행동이 나타나자 퇴소 권고를 받았습니다. 그다음으로 옮긴 곳은 시설이 꽤 괜찮은 민간 요양원이었는데, 거기서 낙상 사고로 골절이 생겼습니다. 골절이란 뼈가 부분적 또는 완전히 부러진 상태를 말하며, 고령 환자에게는 폐렴이나 욕창 같은 2차 합병증으로 이어질 위험이 높습니다. 실제로 시골 종합병원에 입원하고 나서 욕창이 생기고, 산소포화도가 불안정해지고, 양쪽 무릎에 삼출액이 차는 상태까지 이어졌습니다.
욕창이란 오랜 시간 같은 자세로 누워 있을 때 피부 조직에 혈액 공급이 차단되어 괴사가 일어나는 상처입니다. 요양 시설에서 체위 변경을 얼마나 꼼꼼히 해 주느냐에 따라 발생 여부가 크게 달라집니다. 제가 직접 겪어보니 시설 등급이 아니라 야간 인력이 충분한지, 한 명의 요양 보호사가 몇 명의 입소자를 담당하는지가 욕창 예방에 훨씬 결정적이었습니다.
어머니를 인천으로 모시고 와서 지인 추천으로 상담했던 요양원은 오히려 입소를 거절했습니다. 욕창도 있고 골절도 있는 상태라며 병원을 먼저 가라고 하더군요. 덕분에 인천의 종합병원에서 제대로 치료를 받고 호전되셨고, 그 후 다른 요양원에 입소하셨습니다. 그 요양원은 어머니 상태를 솔직히 말씀드렸는데도 흔쾌히 받아 주었고, 욕창도 완치되고 골절도 회복되셨습니다.
그런데 어느 날 갑자기 또 욕창이 생겼다며 병원으로 모시고 가라는 퇴소 통보를 받았습니다. 너무 어이가 없었지만, 계속 모른 척하고 있으면 어머니에게 해가 될까 봐 결국 다른 곳으로 옮겼습니다. 제 경험상 이건 우연이 아닙니다. 시설이 좋아 대기자가 많은 요양원일수록 케어가 힘든 입소자를 핑계를 대서 내보내는 경향이 있는 것 같았습니다.
퇴소통보를 막는 면회의 힘
요양원 선택 기준으로 시설 사진이나 인터넷 후기를 보는 분들이 많습니다. 솔직히 이건 예상 밖이었는데, 그런 정보가 실제 생활과 얼마나 다른지 직접 겪기 전까지는 실감하기 어렵습니다. 제가 여러 요양원을 경험하면서 느낀 건, 결국 가족이 얼마나 자주 찾아가느냐가 케어의 질을 좌우한다는 점입니다.
요양 보호사 한 명이 담당하는 입소자 수를 인력 배치 비율이라고 합니다. 현행 법적 기준으로는 요양 보호사 1인당 입소자 2.5명 수준을 권고하고 있지만, 실제 현장에서는 야간이나 주말에 이 비율이 훨씬 느슨해지는 경우가 많습니다(출처: 보건복지부). 가족이 면회를 자주 오는 입소자일수록 직원들의 태도가 달라진다는 건 공공연한 사실입니다.
요양원을 고를 때 제가 권고하고 싶은 기준을 정리하면 다음과 같습니다.
- 예약 없이 방문해 직원 표정과 입소자 눈빛을 직접 확인하세요.
- 식사 시간에 방문해 음식의 질, 식사 보조 방식, 식사 시간의 여유를 살펴보세요.
- 야간 인력이 충분한지, 호출 시 몇 분 이내 대응하는지 구체적으로 물어보세요.
- 입소자 상태가 변했을 때 퇴소 기준이 어떻게 되는지 계약 전에 반드시 확인하세요.
- 가족 면회 빈도와 외출 허용 여부도 미리 확인하세요.
저희 어머니가 지금 지내고 계신 요양원은 가장 최근에 옮긴 곳인데, 다행히 잘 적응하고 계십니다. 하지만 솔직히 언제 또 갑작스러운 퇴소 통보가 올지 모른다는 불안감은 항상 있습니다. 제 경험상 이 불안을 줄이는 방법은 하나입니다. 자주, 예약을 해서 찾아가는 것입니다. 가족이 관심을 기울이는 만큼 요양원도 그만큼 케어한다고 생각하시면 됩니다. 조금 힘들더라도 외출을 함께 해서 시간을 보내 주세요. 그게 부모님이 외로움을 버텨낼 수 있는 가장 큰 힘이 됩니다.
요양원을 완전히 믿지도, 완전히 외면하지도 마세요. 좋은 요양원은 분명히 있습니다. 다만 그게 어디인지는 겪어봐야 알고, 지인 추천도 어머니 상태를 보고 나서야 결론이 납니다. 이 글은 개인적인 경험과 의견을 공유한 것이며, 전문적인 의료 또는 복지 상담을 대체하지 않습니다. 구체적인 요양 서비스 선택은 담당 의사 또는 국민건강보험공단 장기요양 전담 직원과 상의하시길 권합니다.
참고: youtube.com/watch?v=JxEEBrz8zN4&t=23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