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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창회에서 웃다가 소변이 흘러내렸습니다. 팬티라이너가 다 넘쳐서 팬티까지 젖어버린 그 순간, 저는 그 자리를 박차고 집으로 달려왔습니다. 그 당혹감이 결국 수술대까지 저를 이끌었고, 지금은 맘껏 웃고 기침하고 줄넘기도 할 수 있습니다. 요실금 수술을 망설이는 분들께 제 경험을 솔직하게 나눠보겠습니다.
줄넘기 한 번에 시작된 일
사실 처음엔 별거 아니라고 생각했습니다. 딸아이가 초등학교 때 집 앞 공터에서 줄넘기를 하자고 했는데, 딱 한 번 뛰자마자 소변이 찔끔 나왔습니다. 너무 당황해서 집으로 달려가 화장실을 다녀온 뒤 다시 뛰었더니 괜찮더라고요. 그래서 그냥 볼일을 보고 나와서 줄넘기를 하면 된다고 스스로 합리화했습니다.
그런데 2~3년이 흘렀을 때 재채기를 해도 소변이 찔끔 나오기 시작했습니다. 이때부터는 뭔가 이상이 생겼다는 걸 직감했습니다. 그리고 동창회 사건이 터진 거죠. 혹시 몰라 팬티라이너를 차고 갔는데 친구들과 수다를 떨다 크게 웃는 순간, 라이너로는 감당이 안 될 만큼 소변이 쏟아졌습니다. 지금 생각해도 그 창피함은 쉽게 잊히지 않습니다.
이것이 바로 복압성 요실금(Stress Urinary Incontinence)의 전형적인 진행 방식입니다. 복압성 요실금이란 기침, 웃음, 재채기처럼 배에 순간적으로 압력이 가해질 때 소변이 새는 증상으로, 요도를 잡아주는 골반저근(pelvic floor muscle)이 약해지면서 발생합니다. 골반저근이란 방광과 요도를 아래에서 받쳐주는 근육 구조물을 말하는데, 임신과 출산, 비만, 노화 등으로 서서히 탄력을 잃게 됩니다. 국내 여성의 약 40%가 요실금 증상을 경험한다는 조사 결과가 있을 정도로 흔한 질환입니다(출처: 대한배뇨장애요실금학회).
그때 마침 같이 사시던 시어머니도 소변을 자꾸 흘리신다고 해서 비뇨기과를 함께 예약했습니다. 시어머니는 연세 때문에 약물 처방으로 결정이 됐는데, 저는 큰 병원으로 가서 수술을 받으라는 얘기를 들었습니다. 솔직히 그 말을 들었을 때 "수술까지?"라는 생각이 먼저 들었습니다.
수술 종류와 제가 받은 TOT 수술
병원에서 수술을 권유받고 부천의 큰 병원으로 갔습니다. 검사 과정이 꽤 민망해서 마스크를 쓰지 않으면 못 하겠더라고요. 제가 직접 겪어보니 요실금 검사는 단순히 문진으로 끝나는 게 아니라, 요역동학검사(urodynamic study) 등 여러 단계를 거칩니다. 요역동학검사란 방광이 소변을 저장하고 배출하는 기능을 종합적으로 평가하는 검사로, 방광 내 압력과 요도 저항 등을 측정해 수술 성공률을 미리 예측하는 데 쓰입니다.
검사 결과 수술이 결정됐고, 제가 받은 수술은 요도 아래에 얇은 메시 테이프를 받쳐 넣어 요도를 지지해 주는 방식이었습니다. 의사 선생님이 U자 형태로 당겨 고정한다고 설명해 주셨는데, 이것이 바로 TOT 수술(Transobturator Tape)입니다. TOT 수술이란 골반의 폐쇄공(obturator foramen)을 통해 테이프를 통과시켜 요도 아래를 지지해 주는 수술로, 사타구니 안쪽에 5mm 미만의 아주 작은 절개를 양쪽에 넣어 진행합니다.
현재 요실금 수술에는 크게 세 가지 방식이 사용됩니다.
- TOT(경폐쇄공 테이프 수술): 사타구니 안쪽을 통해 테이프를 삽입하는 방식으로, 방광 손상 위험이 낮고 수술 시간이 짧아 현재 가장 많이 시행됩니다.
- TVT(긴장 없는 질 테이프 수술): 아랫배 치골 후방으로 테이프를 넣는 방식으로, TOT보다 역사가 길고 재수술 시 주로 선택합니다.
- 미니슬링(단일 절개 슬링): 질 부위만 최소 절개하여 테이프를 삽입하는 방식으로, 회복이 빠르지만 장기 성공률 데이터는 아직 축적 중입니다.
저는 전신마취로 수술을 받았고, 원래 2박 3일 입원이 기준이라고 했는데 발에 감각이 돌아오는 데 시간이 걸려서 일주일을 있었습니다. 제가 회복이 좀 느린 편이거든요. 수술 시간 자체는 15~20분 정도로 짧았지만, 마취 후 회복 속도는 사람마다 정말 다르다는 걸 몸소 확인했습니다.
수술 후 일상 복귀, 예상보다 오래 걸렸습니다
퇴원하고도 아무렇지 않게 일상생활을 하기까지 한 달은 넘게 걸린 것 같습니다. 일반적으로 문헌상에는 2주에서 5주면 일상으로 복귀한다고 알려져 있지만, 제 경험상 이건 사람마다 편차가 꽤 큽니다. 통증에 대한 역치(pain threshold), 즉 개인이 통증을 견디는 한계선이 워낙 다르기 때문에 어떤 분들은 수술 다음 날 가볍게 출근하기도 하고, 어떤 분들은 간단한 수술이라고 들었는데 왜 이렇게 아프냐며 고생하기도 합니다.
테이프가 어딘가에 묶여 고정되는 방식이 아니라, 주변 조직이 메시 망 사이로 자라 들어오면서 서서히 자리를 잡는 구조라는 점을 꼭 기억하셔야 합니다. 그래서 조직이 완전히 유착(adhesion)되기 전까지는 과격한 운동, 무거운 물건 들기, 쪼그려 앉기 등은 삼가야 합니다. 유착이란 수술 후 조직이 서로 달라붙어 구조물이 안정적으로 고정되는 과정을 말합니다. 성관계 재개도 보통 4주 이후를 권장하는데, 수술 부위가 충분히 아물기 전에 자극이 가해지면 손상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수술 후 관리에서 놓치면 안 될 핵심 포인트를 정리하면 다음과 같습니다.
- 수술 후 1~2주: 무거운 물건 들기, 과격한 운동, 쪼그려 앉기 금지
- 수술 후 4주: 성관계 재개 가능 시점 (담당 의사 확인 필수)
- 수술 후 4~5주: 가벼운 운동부터 단계적으로 재개
- 수술 후 지속: 배뇨 일지 작성 및 이상 증상 발생 시 즉시 내원
또 한 가지 꼭 짚고 싶은 것은, 수술이 만능이 아니라는 점입니다. 복압성 요실금은 수술로 효과가 좋지만, 방광이 갑자기 수축하면서 소변이 새는 절박성 요실금(Urgency Urinary Incontinence)은 수술로 해결되지 않습니다. 절박성 요실금이란 화장실에 가고 싶다는 느낌이 갑자기 강하게 들면서 참지 못해 새는 증상으로, 과활동성 방광(overactive bladder)이 원인이기 때문에 약물치료가 핵심입니다. 두 가지가 함께 있는 혼합형인 경우, 수술로 기침할 때 새는 건 잡고 약물로 급할 때 새는 건 따로 관리해야 합니다(출처: 건강보험심사평가원).
아는 언니는 아직도 365일 팬티라이너를 차고 산다고 합니다. 수술이 번거롭고 두렵다는 이유로 케겔 운동 기구를 사거나 라이너로 버티는 분들이 정말 많습니다. 케겔 운동이 전혀 효과가 없다고는 할 수 없지만, 증상이 이미 일상을 방해할 정도라면 솔직히 그것만으로는 한계가 있습니다.
수술 전 검사를 위해 병원을 여러 번 오가야 하고, 수술 후 경과 확인도 몇 차례 더 다녀야 하는 게 직장인 입장에서는 큰 부담인 건 사실입니다. 저도 그 과정을 겪으며 '보통 일이 아니구나' 싶었습니다. 그래도 지금은 맘껏 웃을 수 있고, 재채기가 나도 긴장하지 않고, 딸아이와 줄넘기도 마음 편하게 할 수 있습니다. 그 자유로움이 그 번거로움을 충분히 상쇄하고도 남았습니다.
요실금 증상이 있다면 일단 비뇨기과에 가서 어떤 유형인지부터 확인하시길 권합니다. 수술이 필요한 복압성인지, 약물로 접근해야 하는 절박성인지, 아니면 복합인지에 따라 치료 방향이 완전히 달라지기 때문입니다. 빠른 진단과 결정이 결국 삶의 질을 지키는 가장 확실한 방법이라고 생각합니다.
이 글은 개인적인 경험과 의견을 공유한 것이며, 전문적인 의학적 조언이 아닙니다. 증상이 있으시면 반드시 전문의와 상담하시기 바랍니다.
참고: 요실금 수술의 종류와 부작용, 속 시원하게 알려드립니다(이소연 명지병원 비뇨의학과 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