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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무새 키우기 (교감 훈련, 종류별 특성, 사육 주의사항)

나두리38562 님의 블로그 2026. 8. 14. 06: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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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솔직히 말씀드리면, 저는 처음에 앵무새가 무서웠습니다. 손을 가까이 갖다 대기만 해도 덤벼드는 그 기세에 질려서 "이 새랑 어떻게 같이 살지"를 진지하게 고민했으니까요. 그런데 10년 넘게 앵무새와 살아온 지금, 앵무새와 처음 만나는 분들이 저처럼 시행착오를 겪지 않았으면 하는 마음에 이 글을 씁니다.

    앵무새와 교감이 안 되는 이유

    앵무새를 처음 데려오면 많은 분들이 비슷한 상황을 겪습니다. 새장 앞에 서 있어도 새는 구석으로 도망가고, 손을 내밀면 사정없이 물어버리는 것이죠. 저도 그랬습니다. 남편 지인이 코뉴어 한 마리를 맡기고 갔을 때, 3일 동안 그 새를 가게에 두고 퇴근했습니다. 가까이 가면 물리니까 거리를 두었고, 그러니 당연히 친해질 리가 없었습니다.

    그때 제가 몰랐던 것이 있습니다. 앵무새는 야생에서 포식자를 피해 살아온 동물이라, 낯선 환경과 낯선 사람에게 본능적으로 방어 반응을 보입니다. 이것을 조류 행동학에서는 '비행-투쟁 반응(fight-or-flight response)'이라고 부릅니다. 여기서 비행-투쟁 반응이란, 위협을 느낀 동물이 도망가거나 공격하는 두 가지 행동 중 하나를 택하는 본능적 생존 메커니즘을 말합니다. 새가 무는 것은 나쁜 성격 때문이 아니라, 아직 사람을 위협으로 인식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4일째 되던 날, 저희는 작전을 바꿨습니다. 새장 문을 열어두고, 억지로 손을 내밀지 않으면서, 그냥 곁에 있었습니다. 말을 걸고, 먹이로 유인하고, 함께 퇴근했습니다. 5일이 지나자 손을 내밀면 스스로 올라오기 시작했습니다. 무수히 물리고 피도 났지만 포기하지 않았더니 결국 마음의 문을 열어줬습니다. 이 과정이 바로 핸들링 훈련(handling training)입니다. 핸들링 훈련이란 사람과 새가 신체 접촉에 익숙해지도록 반복적으로 교감을 쌓아가는 길들이기 과정을 의미합니다.

    핵심 포인트:

    • 처음 1~2주는 새장 옆에서 자연스럽게 존재감을 알리는 것만으로도 충분합니다
    • 먹이를 활용한 양성 강화(positive reinforcement) 방식이 가장 효과적입니다
    • 물렸을 때 크게 반응하면 새가 더 흥분하므로 침착하게 대응해야 합니다
    • 한 번에 오래 훈련하는 것보다 짧게 자주 반복하는 것이 좋습니다

    종류별 특성을 알아야 교감이 빠르다

    앵무새는 단일한 새가 아닙니다. 종(species)에 따라 성격, 지능, 언어 능력이 크게 다릅니다. 제가 처음 키운 코뉴어(conure)는 가족으로 받아들이면 충성도가 굉장히 높았습니다. 가족 외에는 누구에게도 가지 않고, 품 속으로 파고드는 애교가 있었습니다. 그런데 그만큼 낯선 사람에게는 굉장히 경계했고, 그 경계를 푸는 데 시간이 걸렸습니다.

    지금 제가 키우는 퀘이커(Quaker parrot, 정식 명칭 monk parakeet)는 또 다릅니다. 퀘이커는 지능이 사람 나이로 3~4세 수준에 해당한다고 알려져 있을 만큼 인지 능력이 뛰어난 종입니다. 실제로 단순한 흉내가 아니라 맥락에 맞는 단어를 사용하는 경우도 있고, 가르치는 사람의 목소리 톤과 억양까지 똑같이 재현합니다. 처음에는 이게 신기해서 웃었는데, 제 목소리가 앵무새 입에서 나오는 걸 들을 때마다 지금도 소름이 돋습니다.

    아마존 앵무새(Amazon parrot)처럼 언어 능력이 특히 뛰어난 대형종도 있고, 코카투(cockatoo)처럼 감정 표현이 풍부해서 스킨십을 좋아하는 종도 있습니다. 코카투는 호주 원산으로, 야생에서는 그 나라의 비둘기처럼 흔하게 볼 수 있는 새라고 합니다. 그런데 감정 기복이 크고 분리불안(separation anxiety)이 강한 편이라, 오래 혼자 두면 문제 행동이 생기기도 합니다. 분리불안이란 혼자 남겨졌을 때 극도의 스트레스 반응을 보이는 상태로, 깃털을 뽑거나 과도하게 울어대는 형태로 나타납니다.

    국내 반려조 시장 규모는 꾸준히 성장하고 있으며, 농림축산식품부에 따르면 반려동물 양육 가구 중 조류를 키우는 비율도 점차 늘어나는 추세입니다(출처: 농림축산식품부). 다만 강아지나 고양이에 비해 관련 정보가 여전히 부족한 것이 현실입니다. 제가 코뉴어를 처음 키우던 10년 전에는 앵무새 전용 정보를 구하는 것 자체가 하늘의 별 따기였습니다. 지금도 새를 키우는 분들 중 교감이 안 된 채로 새장에만 넣어두고 바라보기만 하시는 경우를 많이 봅니다. 솔직히 그럴 바에는 안 키우는 것이 새를 위해서도 낫다고 생각합니다.

    앵무새 사육 시 반드시 알아야 할 주의사항

    교감이 되어 새를 방사하면 그때부터 진짜 위험이 시작됩니다. 제가 직접 경험해보니 이 부분을 모르고 키우시는 분들이 너무 많습니다. 앵무새는 새장 밖으로 나오면 호기심 때문에 집 안 곳곳을 탐색합니다. 화장실 변기, 미끄러운 욕조 가장자리, 요리 중인 가스레인지 주변까지 날아갑니다. 실제로 작은 앵무새들이 이런 사고로 갑자기 잃는 경우가 적지 않습니다.

    온도 관리도 중요합니다. 대부분의 앵무새는 열대성 기후(tropical climate) 원산지 출신입니다. 열대성 기후란 연중 기온이 높고 건기와 우기가 뚜렷한 기후대를 말하며, 이 환경에 적응한 앵무새는 갑작스러운 온도 변화에 취약합니다. 특히 환절기와 겨울에는 실내 온도를 20도 이상으로 유지해주는 것이 좋습니다.

    먹이의 경우, 단순히 사료만 줄 것이 아니라 다양한 먹이 군(food group)을 골고루 제공해야 합니다. 조류 전문 수의사들은 펠릿(pellet) 사료를 기본으로 하고, 신선한 채소와 과일, 건강에 좋은 씨앗류를 보조적으로 제공하는 방식을 권장합니다. 여기서 펠릿이란 앵무새에게 필요한 영양소를 균형 있게 배합해 압축 성형한 전용 사료를 의미합니다. 씨앗만 편식하면 지방 과다로 인한 지방간 등 건강 문제가 생길 수 있습니다(출처: 한국조류수의학회).

    주의해야 할 사항을 정리하면 다음과 같습니다.

    • 방사 시 화장실 변기, 욕조, 가스레인지 주변을 반드시 차단합니다
    • 실내 온도는 최소 20도 이상을 유지합니다
    • 테플론 코팅 조리기구에서 나오는 가스는 조류에게 치명적이므로 환기에 주의합니다
    • 아보카도, 초콜릿, 양파, 카페인은 앵무새에게 독성이 있어 절대 금지입니다
    • 놀이용 장난감과 나뭇가지를 충분히 제공해 혼자서도 놀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줍니다

    앵무새는 지능이 높은 만큼 자극이 충분하지 않으면 스트레스를 받습니다. 제 경험상 나뭇가지를 길게 잘라서 새장에 넣어주면 하루 종일 그걸 뜯으면서 혼자 잘 놀았습니다. 그 모습이 어찌나 귀엽던지, 퇴근하고 집에 오면 새부터 찾게 되더라고요.

    새를 키운다는 것은 바라보는 것이 아니라 교감하는 것입니다. 물리는 것을 두려워하지 말고, 서두르지 않으면서 천천히 신뢰를 쌓아가다 보면 어느 날 그 작은 새가 먼저 손 위로 날아옵니다. 그 순간의 뿌듯함은 직접 경험해보지 않으면 설명하기 어렵습니다. 처음이라 막막하신 분이라면 먼저 앵무새의 종류와 특성을 충분히 공부하고, 본인의 생활 패턴에 맞는 종을 선택하는 것부터 시작하시길 권장합니다.


    참고: 비즈니스 문의 : godkyungkyu@gmail.com